낙찰취소 행정소송 대상

법률관계의 성질과 분쟁해결수단의 선택: 예산회계법 또는 지방재정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가 되어 체결하는 계약 내지 낙찰취소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

사실관계

A회사는 1995. 3. 3. B군보건소의 일반진료의약품, 예방접종약품 구매 입찰에 응하여 같은 달 9. 위 보건소장으로부터 낙찰자로 결정받았음. 위 보건소장은 1995. 3. 22. A회사에게 낙찰품목 중 간염, 장티프스, 유행성출혈열 백신에 대한 A회사와 제조회사 사이의 공급계약이 전혀 체결되어 있지 않아 위 낙찰에 따른 물품구매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사유로 위 낙찰을 취소하였음. B군수는 1995. 4. 13. A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위 낙찰에 따른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음을 사유로, A회사에 대하여 1995. 4. 15.부터 1995. 10. 14.까지 6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였음.

사안의 쟁점

예산회계법 또는 지방재정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가 되어 체결하는 계약 내지 낙찰취소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

효력기간이 정해진 제재적 행정처분이 효력기간의 경과로 효력이 상실된 경우,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

판결의 요지

예산회계법 또는 지방재정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가 되어 체결하는 계약은 사법상의 계약일 뿐,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이거나 공권력 작용과 일체성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한 분쟁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3. 12. 27. 선고 81누366 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이 A주식회사가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1995. 3. 22.자 낙찰취소에 관한 소는 사법상의 분쟁에 관한 것으로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하였음은 위에서 설시한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행정행위의 처분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직권으로 살피건대, 제재적 행정처분이 법령이나 처분 자체에 의하여 효력기간이 정하여져 있는 경우에는 그 기간의 경과로 효력이 상실되므로 그 기간 경과 후에는 처분이 외형상 잔존함으로 인하여 어떠한 법률상의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고 볼 만한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은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5. 10. 17. 선고 94누1414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A회사는 B군수로부터 1995. 4. 13.자로 같은 달 15.부터 같은 해 10. 14.까지(6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받게 되자, 원심법원에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본안소송을 제기하면서 그 효력정지 신청을 하여 1995. 8. 16. 원심으로부터 위 사건의 본안판결 선고시까지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결정을 받았으나, 1996. 8. 위 본안소송에서 A회사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패소판결이 선고되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이 상고심에 계속 중인 1996. 10. 하순경 그 효력이 상실되었다고 할 것이고, 또한 위 처분이 외형상 잔존함으로 인하여 어떠한 법률상의 이익이 침해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엿보이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이 부분의 소는 상고심에 계속 중 그 처분의 효력기간의 경과로 소의 이익이 없게 되어 부적법하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그대로 유지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 취소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법원이 이를 직접 판결하기로 하는바, 이 부분의 소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소의 이익이 없으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한다.

해당판결이 가지는 실무적 의미

본 사안은 행정주체인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가 되어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물품구매행위를 한 경우인데, 비록 예산회계법 또는 지방재정법 등 법령상 여러 가지 제한규정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 본질은 사경제 주체로서 사인과 대등한 지위에서 하는 사법상의 법률행위이고 행정행위가 아니므로, 부정당업자 제재처분과 같이 특별히 행정처분성을 인정받은 행정행위가 아닌 한 이에 관한 다툼은 행정소송의 대상이 아니라 민사소송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실무상으로도 유의할 필요가 있음.

참고로 본 사안에서 A주식회사는 ① 낙찰취소처분의 취소와 ②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의 취소를 함께 청구하였음. 본 판결의 원심판결은 ① 낙찰취소처분의 취소청구에 관하여는 본 사안의 의약품 구매단가계약이 사법상 법률행위(사법상 계약)라는 점에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각하하였고, ②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의 취소청구에 관하여는 본안판단에 나아가, 고창군보건소의 구매계약입찰은 5개 백신제조회사와의 간염, 유행성출혈열, 인플렌자, 장티프스 백신 등 생물학적제제 공급계약서를 계약 시 제출할 것을 계약조건으로 하였고, A주식회사는 위 계약조건 등 입찰공고사항과 위 입찰유의서, 물품계약일반조건, 특수조건 등을 숙지하고 승락한 상태에서 입찰에 응하였음에도 5개 백신제조회사와의 백신공급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은 데 대하여 위 보건소장이 물품구매계약 일반조건 제5조 제2항에 따라 A주식회사에 대한 낙찰을 취소한 것은 적법하며 입찰에 관한 조건에 위반한 A주식회사의 위 낙찰은 무효라고 보면서, 고창군수가 A주식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체결 또는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한다고 하여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음. 그런데 본 대법원판결은 원심판결 중 ① 청구에 대한 판단 부분은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② 청구에 대한 판단 부분은 파기하고, 상고심 계속 중 처분의 효력기간 경과로 소의 이익이 없게 되어 부적법하다는 점에서 이를 각하하였음. 본 판결은 실무상 낙찰이 무효인 경우에도 계약상대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체결 또는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한편, 제재적 행정처분의 효력기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그 기간의 경과로 효력이 상실되므로 원칙적으로는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은 없게 된다는 점을 보여주었음.

다만 본 판결은 소의 이익에 관하여 대법원 1995. 10. 17. 선고 94누14148 전원합의체 판결을 인용하고 있는데, 위 94누14148 판결은 앞서 “제재기간이 도과한 부정당제재처분 취소소송의 가능 여부” 부분에서 살펴보았던 대법원 2006. 6. 22. 선고 2003두1684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변경되었다는 점을 실무상으로도 유의할 필요가 있음. 즉 대법원은 2003두1684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는 제재기간이 경과한 경우라도 해당 처분을 이유로 가중 처분을 받을 수 있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지금까지 소의 이익이 부정되어 각하판결을 받았던 대부분의 사안들에서 소의 정당한 이익이 인정되어 본안판단을 받게 되었음. 그런데 본 사안의 경우 사실관계를 보면, 문제된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은 제재기간이 도과하여 상고심에서 효력이 상실되었지만 당해 처분이 외형상 잔존함으로 인하여 어떠한 불이익이 침해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었음. 따라서 소의 이익에 관하여 변경된 대법원의 태도(2003두1684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더라도 본 사안의 결론은 동일할 것으로 전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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