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계속공사계약 공사기간 금액 조정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 총 공사기간이 연장된 경우 총 공사대금 조정 여부

사실관계

A시는 지하철 연장공사를 추진하였고, 연장구간을 통과하는 지방자치단체인 B시, C시와 사업시행 및 사업비 부담에 관하여 업무협약을 체결함. A시 산하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 및 그 시행령에 따라 조달청장에게 공사계약 체결을 요청하였고, 조달청장은 공사를 701공구 내지 704공구로 구분한 다음 공사입찰공고를 함. 건설회사들(이하 ‘甲회사’)은 각 공구별로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입찰에 참가하였고, 국가와 각 공구별로 총공사준공일을 2011. 3. 31.로 부기하여 1차분 계약을 체결함. 그런데 국토해양부장관은 9. 27. 연장구간에 관한 기본계획 변경을 고시하여 사업기간을 당초 ‘2004년~2010년’에서 ‘2004년~2012년’으로 변경하였고, 甲회사는 A시와 준공기한을 당초 2011. 3. 31.에서 31.로 변경함. 이후 甲회사는 도시기반시설본부에게 준공기한 연장에 따른 계약금액의 조정을 요청하였으나, 도시기반시설본부는 甲회사에게 이 사건 공사가 장기계속공사계약으로 연차별로 계약을 체결하여 중단 없이 추진된 공사이므로 계약내용 변경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회신함. 甲회사는 재차 甲회사의 귀책사유 없이 공사기간이 연장 되었음을 이유로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계약금액조정을 신청하였으나, 도시기반시설본부는 甲회사에게 이 사건 공사가 장기계속공사로서 甲회사와의 합의에 의하여 연차별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추진되었고, 공기연장비용이 이미 연차별 계약금액에 포함되어 있음을 이유로 계약 금액조정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회신함. 그러자 甲회사는 A시 등을 상대로 이 사건 공사의 총공사기간 연장으로 증가한 간접공사비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함.

사안의 쟁점

국가계약법 제21조에 따른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 총공사기간이 최초로 부기한 공사기간보다 연장된 경우, 공사기간이 변경된 것으로 보아 계약금액 조정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의 요지

[다수의견] 국가계약법 제21조는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임차 운송 보관 전기 가스 공급 기타 그 성질상 수년간 계속하여 존속할 필요가 있거나 이행에 수년을 요하는 계약에 있어서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장기계속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각 회계연도 예산의 범위 안에서 당해 계약을 이행하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9조 제2항은 “장기계속공사는 낙찰 등에 의하여 결정된 총공사금액을 부기하고 당해 연도의 예산의 범위 안에서 제1차 공사를 이행하도록 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2차 공사 이후의 계약은 부기된 총 공사금액 (제64조 내지 제66조의 규정에 의한 계약금액의 조정이 있는 경우에는 조정된 총공사금액을 말한다)에서 이미 계약된 금액을 공제한 금액의 범위 안에서 계약을 체결할 것을 부관으로 약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장기계속공사계약은 총공사금액 및 총공사기간에 관하여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개개의 사업연도별로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가 아니라, 우선 1차 년도의 제1차 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공사금액과 총공사기간을 부기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제1차 공사에 관한 계약 체결 당시 부기된 총공사금액 및 총공사기간에 관한 합의를 통상 ‘총괄계약’이라 칭하고 있는데, 이러한 총괄계약에서 정한 총공사금액 및 총공사기간은 국가 등이 입찰 당시 예정하였던 사업의 규모에 따른 것이다. 사업연도가 경과함에 따라 총공사기간이 연장되는 경우 추가로 연차별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에 부기하는 총공사금액과 총공사기간이 같이 변경되는 것일 뿐 연차별 계약과 별도로 총괄계약(총공사금액과 총공사기간)의 내용을 변경하는 계약이 따로 체결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총괄계약은 그 자체로 총공사금액이나 총공사기간에 대한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각 연차별 계약의 체결에 따라 연동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장기계속공사계약의 당사자들은 총괄계약의 총공사금액 및 총공사기간을 각 연차별 계약을 체결하는 데 잠정적 기준으로 활용할 의사를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보이고, 각 연차별 계약에 부기된 총공사금액 및 총공사기간 그 자체를 근거로 하여 공사금액과 공사기간에 관하여 확정적인 권리의무를 발생시키거나 구속력을 갖게 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즉,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 이른바 총괄계약은 전체적인 사업의 규모나 공사금액, 공사기간 등에 관하여 잠정적으로 활용하는 기준으로서 구체적으로는 계약상대방이 각 연차별 계약을 체결할 지위에 있다는 점과 계약의 전체 규모는 총괄계약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 관한 합의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총괄계약의 효력은 계약상대방의 결정(연차별 계약마다 경쟁입찰 등 계약상대방 결정 절차를 다시 밟을 필요가 없다), 계약이행의사의 확정(정당한 사유 없이 연차별 계약의 체결을 거절할 수 없고, 총공사내역에 포함된 것을 별도로 분리발주할 수 없다), 계약단가(연차별 계약금액을 정할 때 총공사의 계약단가에 의해 결정한다) 등에만 미칠 뿐이고, 계약상대방이 이행할 급부의 구체적인 내용, 계약상대방에게 지급할 공사대금의 범위, 계약의 이행기간 등은 모두 연차별 계약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확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반대의견] 다수의견은 ‘총괄계약이 연차별 계약에 연동된다’고 표현하면서 연차별 계약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장기계속공사계약 이행의 실제 모습은 총괄계약에서 정한 총공사기간이 연장되면 연장된 기간 내에 연차별 계약이 추가로 체결되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현실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상황을 전제로 논의하고 있다. 법률행위가 성립하면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그 법률행위의 목적이 불가능하거나 위법하거나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경우에만 효력이 제한된다. 민법의 기본 이념인 사적 자치의 원칙에 비추어 의사의 합치가 있는 경우에는 그 효력을 임의로 제한할 수 없고, 제한하려면 그에 합당한 이유와 근거가 있어야만 한다. 다수의견은 총괄계약의 성립을 인정하면서도 그 효력이나 구속력을 제한하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효력을 전부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을 제한하고 있고, 그것도 공사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공사대금과 공사기간이다. 다수의견은 관련 법령의 해석상 그 효력을 제한한다는 취지인 듯하나, 이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데도 원칙에 대한 예외를 해석에 의하여 쉽게 인정하는 것으로 법률해석의 방법으로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다수의견은 법률행위의 성립은 인정하면서도 아무런 근거 없이 그 효력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법률행위의 성립과 효력에 관한 법리를 위반한 것이다.

다수의견은 국가계약법 등이 추구하는 이념인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반하고, 구체적 관련 규정에도 반한다. 다수의견은 총공사기간에 대하여 구속력을 인정하는 것이 계속비계약이 아니면서도 1년 이상 진행되는 계약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으로 예산일년주의에 반하거나 국회의 예산심의 확정권 또는 의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장기계속공사계약은 국회가 스스로 입법한 국가계약법에 따라 인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까지 예산일년주의에 반한다거나 국회의 예산심의 확정권 또는 의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장기계속공사계약에 적용되는 관련 법령이나 계약조건의 해석이 불분명하다면 이러한 법령과 계약조건을 정한 국가가 이로 인한 불이익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부기한 총공사기간에 구속력이 있는지 여부가 관련 법령과 계약조건에 명확하지 않다면 계약상대방인 공사업체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 구속력을 인정하여야 한다.

해당판결이 가지는 실무적 의미

본건은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 총공사기간이 최초로 총괄계약에 부기한 공사기간보다 연장된 경우에 계약금액조정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법원이 처음으로 명시적인 판단을 한 판결임. 지금까지 간접비가 문제된 사안에서는 총괄계약에 의한 총공사기간의 변경에 구속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발주기관과 시공사 간에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하고 있었고, 실무나 법원에서도 일관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음. 사실 예전에는 시공사 입장에서는 관행적으로 간접비를 청구하지 않다가 이를 인용하는 법원의 판결이 종종 나오자 최근에 이에 관한 분쟁이 주를 이루었음. 그러다 보니 본건과 같은 대형 시공사들은 이미 차수별 공사기간이 지난 간접비를 청구하는 과정에서 차수별 계약기간이 아닌 총계약기간을 간접비 산정의 기준으로 주장하게 되었고, 법원은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 총공사기간이 최초로 부기한 공사기간보다 연장되더라도 공사기간이 변경된 것이 아니므로 계약금액조정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기존에 혼란스러웠던 입장을 정리함.

이 판결로 인하여 장기계속공사에 참여한 시공사들은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공사비 청구 사유가 발생한 경우 각 차수별 준공대가 수령 전에 계약금액조정을 신청하지 않으면 간접공사비를 지급받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이고, 실무에서도 이러한 시공사들의 조정신청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업무 처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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